치과의사·덴탈 서비스 인터내셔날 우상두 전대표·단국치대 겸직교수
(4) 아프가니스탄 치과대학에서 사용할 핸드북 교재를 치대생들과 만들다
마침 환경개발연대라는 한국의 NGO에서 의대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었고, 저도 해외 사역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학생들도 얼마든지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치과대학 교재를 제작하는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때 그 세미나에 참가했던 치과대학생들과, 치과대학 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던 김형준 군이 그 일을 하는데 자원하였습니다.
그래서 서울치대 학생들이 아프간의 치과전문대학에서 사용하게 될 영어 교재 만들게 되었습니다.
2006년 1월 23일부터 2월 3일까지 2주간, 무려 70명의 학생들이 방학 기간에 모여서 기초 9개 과목, 임상 8개 과목의 핵심 내용을 파워포인트 영문 교재를 제작해 냈습니다(치대생들이 방학 때, 그것도 무려 2 주간을 모여서 이런 작업을 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프간의 열악한 구강보건 상태를 건전하게 보존하고 회복하기 위해 우선 2년제 치과전문대학을 세워 기본적인 치과 전문 인력을 발굴 육성하려던 처음 계획은 급작스럽게 변경되게 되었습니다.
하자라 족의 대표이자 제 2야당 당수 무하끼가 카불에는 하자라 족이 100만명이나 살고 있는데, 이쪽이 더 급하니 여기에 학교를 세워달라고 요청을 해 온 것입니다.
마침 2006 가을에 조구리군으로 가는 도로가 탈레반에게 점령되어 군수가 피살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치과학교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기술학교를 카불에 세워는 쪽으로 변경되면서 함께 종합대학으로 만들자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가는 것도 어려운데, 카불에서 조구리군까지 가는데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8 시간이나 가야하기에, 카불의대의 치과와 커리큘럼을 맞추는 것이 장차 아프간의 치과제도에 혼선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카불에 대학을 세우는 쪽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2년제 학교를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소문이 크게 돌아서, 카불에 정규대학을 세우는 일로 급진전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치과대학생들의 놀라운 헌신과 참여로 제작된 교재는, 치과대학 설립이 단순한 제안이 아닌 실제적인 일임을 보여주었고, 이것을 통해 아프간 정부의 구체적인 협조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5) DSI(덴탈 서비스 인터내셔날) 회원들과 카불로 가서,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하다
2006년 12월 덴탈서비스인터내셔날의 회원 치과의사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가서, 보건부 장관, 국립병원장, 치과대학장, 제2야당 총수를 차례로 면담했습니다. 현지 당국자들과 치과대학의 설립에 대해 논의하였고, 자신들을 위한 이 일에 협력하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 아프간 한국대사와도 면담하여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의 협조도 구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