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투데이] 국가기관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치과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기관을 선정했으나 자칫 국내 환자 유치용 홍보자료로 오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0일, ‘2009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우수의료기술 디렉토리북’을 발간했다. 진흥원은 “지난해 국내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기관으로 등록된 의료기관 중 각 분야 최고기관 명단을 정리한 것”이라며 치과에서도 5개 분야에서 의료기관 12개 의료기관을 선정했다.
이 디렉토리북은 한국 의료기술의 우수성 및 마케팅 정보를 기반으로 타깃국가별 외국인 환자의 전략적 유치와 Medical Korea 홍보자료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문제는 이같은 의료기관 선정이 국내 환자 유치용 자료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치과쪽은 아직 국가·민관 기관을 통틀어 객관적인 평가자료 및 기준이 제시된 바 없어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치과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이번 의료기관 선정에 참여한 기관 중 일부는 유선 확인 결과 국내 환자 대상 홍보자료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지영철 경영정책 이사는 “자세한 내용은 알아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영업적 마인드로 접근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며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 신청 의료기관 전부 선정, 신뢰성은?
공모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너무 적다보니 선정된 기관에 대한 대표성 및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진흥원에 따르면 이 책은 지난해 9월9일부터 10월9일까지 외국인환자 유치사업기관으로 등록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모해서 제작된 것이다. 그러나 공모에 참여한 치과를 모두 선정함으로써, 주먹구구식 선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병원급 치과 중 신청한 3개 기관이 모두 선정됐고 의원급 치과에서도 신청한 7개 기관이 모두 선정됐다. 이는 외국인 유치사업기관으로 등록된 전체 치과병원이 42개, 전체 의원급 치과가 185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만을 대상으로 대표성을 부여한 것이다.
진흥원측은 “기술 우위성에 대한 개별 의료기관의 자료가 부실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기술인 경우 선정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결과만을 놓고 보면 ‘신청=선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선정 의료기관에 대한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진흥원측은 “상급종합병원 및 우수의료기관 등의 참여율이 저조하고 공모서에 기재된 기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기술을 소개할 정보보완이 요구된다”며 “오는 4월 실시하는 공모에는 더 많은 의료기관을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환자 유치용으로 오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