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구강건강은 내가 지킨다”
“지역사회 구강건강은 내가 지킨다”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0.11.26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위생사 인터뷰 시리즈8]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 최은영 소장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를 처음 시작할 때 아직 우리나라는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관심이 없는 곳에서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직접 해보니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들의 습관·태도가 조금씩 변해갔습니다.”(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 최은영 소장)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구강건강습관을 지도하는 것이다. 지도는 치과병·의원에서도 할 수 있겠지만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 최은영 소장은 지역사회로 파고들어 구강 관리가 가장 중요한 아동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은영 소장은 2006년부터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연구소)를 오픈해 지역사회와 함께 구강건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구소는 공공기관과 협력해 보건소, 학교, 노인복지시설, 장애인 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구강검진과 구강건강관리 습관을 교육한다. 단순히 이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쉽게 재밌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생활속에서 구강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 소장은 구강건강을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구강은 외부로부터 가장 많은 이물질이 들어오고 산재하는 균 역시 가장 많은 곳이다.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악화될 수도 있고 또 자연 치유될 수 있는 곳이 바로 구강이기 때문에 전신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과위생사들은 치과병·의원, 보건소에서 근무하거나 교육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와 협력해 구강건강사업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

“살면서 머릿속으로 그리던 그림을 지금 충분히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어릴 적 초등학교 교사, 미술가, 약사를 꿈꾸었는데 지금의 일을 하면서 이 세가지를 모두 경험했다고 할 수 있지요. 치과위생사의 전망에 대해 고민하던 시간도 있었지만 꿈을 버리지 않으니 이렇게 치과위생사라는 직업과 제 꿈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늘 머릿속 그림과 연계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는데 안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노력하면 이루어졌습니다.”

다음은 최은영 치과위생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 최은영 소장

-. 치과위생사로서의 지금까지 과정은?
“89학번인데 치과위생사가 되고 나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6년간 임상에서 일하면서 예방치의학에 관심이 많아 예방을 전문으로 할 수 있는 치과가 만들어지고 거기에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강단에 선 지는 10년이 넘었다. 수원과학대에서 5년 정도 시간강사와 교수로 재직했고 2006년 지금의 연구소를 오픈했다. 지금은 여주대학에서 지역사회학과 공중구강보건학을 강의하고 있다.“

-.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를 소개한다면?
“연구소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 구강건강 증진이다. 내가 가진 지식 중 구강에 대한 지식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연구소는 개인 혹은 집단의 구강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이는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테면 손동작과 음악, 춤이 접목된 프로그램으로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쉽게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 어떤 계기로 연구소를 오픈하게 됐나?
“사실 치위생과를 졸업하면서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3년 뒤에 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예방치과에 관심이 있어 치과위생사들의 예방업무 영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이웃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치과위생사로서 프라이드를 갖게됐다. 그러면서 지역보건과 연계됐다. 현재 우리나라 치과 상황에서 치과위생사가 예방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여기고, 실제로 임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도 많다.”

-. 연구소 직원들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직원들은 모두 치과위생사로 채용공고를 통해 선발했다. 가장 먼저 입사한 친구는 17대1의 경쟁을 뚫고 들어왔다. 연구소에서 매우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뜻을 가진 치과위생사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상근하는 직원 5명 외에도 25명의 이사진이 있다. 운영이사와 전무이사로 나누고 공공기관, 임상, 학교로 분류해 활동한다. 구강보건사업은 어느 한쪽만으로는 힘들다.”

-. 연구소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2009년에 처음 노인들과 구강건강 실천단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5주 동안 함께 생활했다. 그곳은 강원도 산골이라 의료접근성이 떨어져 노인들이 치과에 가기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에게 교육을 받은 18분의 어르신이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것을 보았다. 구역예배 오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고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연구소는 구강건강이 생활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다가간다. 노래, 춤과 함께 칫솔질 운동을 유도한다.

앞으로 오랄케어 중재역할을 하는 체험관을 만들고 싶다. 2007년부터 시도했는데 쉽지 않았다.“

-. 동료나 후배 치과위생사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많은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생각에만 그친다는 점이 아쉽다. 치과위생사 중에는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사람이 많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려 시도했으면 좋겠다.”

-. 치과계나 원장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
“원장과 치과위생사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문화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군데 치과에서 근무했었는데 처음에는 조직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많이 달라 힘들었다. 점차 조직원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생각이 다른 것은 옳고 그름으로 거론될 사항이 아니다. 둘은 단지 다를 뿐인데 옳고 그름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검증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기다리고 인내할 수 있는 건 나를 만났던 지역 주민들이 나와 더불어 행복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그려보고 만들어볼 생각이다.”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