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선은 현행 대의원제 보완으로
선거제도 개선은 현행 대의원제 보완으로
  • 김용식 이사
  • 승인 2012.02.27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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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공청회] 초록

▲ 김용식 서울시치과의사회 총무이사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선거제도 개선이라는 해묵은 과제가 재론되고 있다. 선거제도 개선이라고 하면 현행 대의원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반드시 고쳐야 할 비민주적, 구시대적 제도이고 직선제나 선거인단 제도는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선거 방식으로 미리 전제되는 느낌이다.

이익단체이며 정책단체인 치협의 장은 공직선거의 피선거권자와는 그 역할과 기능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그 선출방식은 회원들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면서도 저비용, 비소모적, 고효율적이어야 하며 내부 분열 야기가 아닌 화합과 대통합에 유리한 방식이어야 한다.

선출과정에 있어 모든 회원에게 참여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절차의 민주성만 강조하다 보면 회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대중에 영합하는 의외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아가 당선 후 차별성과 선명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전집행부의 업적과 논리를 부정하거나 단절시킬 개연성이 커져 회무의 연속성을 기대하기가 힘들어진다. 대정부 협상 대신에 대정부 투쟁만 일삼다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어버린 경우를 타 단체의 사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의료단체의 장은 고위 관료 및 정치인을 상대하여 소속집단이 법적, 행정적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하고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여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협상가이어야 한다. 이러한 적임자의 선출은 후보의 자질과 능력의 검증이 용이한 현행 대의원제가 가장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방안이다.

물론 현행 대의원제 역시 대표성 문제, 대의원 배정과 관련된 잡음, 일반 회원의 무관심속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의원제가 유지되어온 것은 직선제로 예상되는 혼란(막대한 비용, 후보의 난립, 낮은 투표율, 선거의 과열과 심각한 선거 후유증, 포퓰리즘성 공약 난무와 지나친 선명성 경쟁 등)이 훨씬 더 크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이후로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하던 의협이 올해 2012년도부터 직선제를 포기하고 대의원과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방식으로 돌아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민의를 수렴하려고 직선제를 했지만 투표율은 저조했으며 몇몇 젊은 협회장의 행보는 신선했지만 잦은 시행착오에 회원들은 집행부로부터 멀어져 갔고, 또 더러는 내부의 정적으로부터 피소되는 등 잇따른 협회장의 자질시비와 무관하지 않았으리라 본다.

이렇듯 직선제가 대의명분에 맞는 훌륭한 선거방식일 수는 있지만 훌륭한 협회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타 단체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차제에 치협은 소모적인 직선제 추구적 선거제도 논쟁을 지양하고 현 대의원제의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시정해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

늘어난 회원 수에도 201명 대의원수의 고수는 기득권 유지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대의원제의 장점을 훼손시키고 직선제 요구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우선 성별, 연령별 대표성 확보를 위해 대의원수의 증원이 시급하다. 대의원 여성할당제를 즉시 도입하고 공중보건의 및 전공의와 같은 젊은 회원들을 대변할 대의원 할당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학연에 의존하는 폐해를 막고 나아가 후보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선출직 부회장의 수를 1인(대한한의사협회)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후보자 정책 토론회를 더욱 활성화해서 정책대결의 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제도든 운용주체의 의지에 따라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의 회원의 의사가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현 대의원제를 보완하는 방식의 지속적인 선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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