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을만드는지식 출판사에서 발간한 <치의학의 이 저린 역사(The Excruciating History of Dentistry)>는 마취가 없던 시절, ‘이 저리게 하는’ 고속 모터음이 들리지 않던 시절로 치의학의 발자취를 더듬어간다.
구강 양치액으로 질산을 사용해 치아 법랑질이 다 녹아버린 사람들이 활보하던 런던거리부터 서부개척 시대에 마을을 떠돌면서 순식간에 이를 뽑아줄 수 있다고 떠벌리고 다니던 돌팔이들, 죽은 사람의 치아가 건강을 가져다준다는 주술적 믿음과 잠시 꽃피웠던 치아 이식술, 그리고 보철적 필요에서 시신의 치아를 수거하는 직업이 유행한 적도 있음을 재미있게 그려낸다.
그렇다고 단순한 에피소드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고대 점토판에 새겨진 충치치료 기록, 발치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치과의사 기술을 자랑하는 신문광고, 치과의사가 등장하는 헐리우드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 나타난 치과기록을 통해 인류가 치아, 치의학과 함께해온 역사를 꿰어낸다.
치의학사를 흥미롭게 개괄함으로써 치아가 여러 문화적, 과학적 발전의 기원임을 밝혀내고 있다. 치아를 둘러싼 옛 사람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가장 심한 고통 중 하나라는 치통의 영역에서 벌어진 수많은 악전고투가 웃음과 함께 인간을 보는 새로운 눈을 선사한다.
저자인 제임스 윈브랜트는 뉴욕에서 활동하며 대중음악, 정치적 유머, 유전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읽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책을 저술하고 있다.
엮은이 김준혁은 연세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아치과에서 수련받은 뒤 현재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료인문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의예과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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