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염 환자 타액·치태(플라크) 속 미생물 혈액에서도 확인
치주염 등으로 악화된 불균형한 구강 미생물 환경이 전신질환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몸에서 약 2%의 무게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미생물은 구강·장·피부 등 인체 곳곳에 다양한 군집을 형성한다. 복잡하고 정교한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를 이루며 유익균과 유해균의 상호작용에 의해 질환 발병 혹은 예방에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 군집이 자리 잡은 대표적인 기관이 구강이다. 구강 내에는 천 종 이상의 균이 분포해있고, 침 1ml에는 세균 5~10억 마리가 존재한다고 보고될 정도로 구강 안은 거대한 미생물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구강 미생물 환경의 악화가 당뇨병, 심혈관질환·암·치매 등 전신 질환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깊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강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이 인체 전반의 마이크로바이옴, 나아가 전신 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방식과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이효정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지·박경운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저장된 치주염을 앓고 있는 환자와 건강한 환자에서 동시 추출한 게놈 DNA 데이터를 비교분석하는 메타게놈 연구를 수행했다.
![(왼쪽부터)이효정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지·박경운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news/photo/202410/1_340657_231391_427.jpg)
연구팀은 치주염 환자와 건강한 환자의 ▲타액(침) ▲구강 벽 ▲구강 내 치태(플라크) ▲대변 ▲혈액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체 염기서열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치주염 환자의 타액과 치태에서 관찰되는 치주염 관련 미생물의 구성과 비율이 혈액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는 혈액이 치주염 등 치주 질환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주는 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마커(marker)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구강 건강과 당뇨병, 동맥경화, 암 등 다양한 전신 질환 간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라며 “치주염 등으로 인해 악화된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이 혈액에도 서식지를 형성하는 구강-혈액 미생물 축의 존재를 확인함으로, 구강 건강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힐 단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구강 내 미생물 환경을 악화시키는 치주염이 전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구강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Oral Microbiology’에 게재됐다.